문학가 산책(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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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시나요 / 이외수
들리시나요 / 이외수걸음마다그리움이 떠올라서하늘을 쳐다보면눈시울이 젖었지요생각하면부질없이나이만 먹었습니다그래도 이제는알수있지요그리운 이름들은모두구름걸린 언덕에서키큰 나무로 살아갑니다바람이 불면들리시나요.
2025.03.15 -
월간 詩 2월호에서...이운정
그 때 그 시절 /이운정 충전 눈금 줄어든 폰 보며 안달이다여행지 이곳저곳 사진 찍고 카톡하고발걸음 헛디디면서스마트 폰 대면 중 어릴 적 동네 초입 붉은 박스 공중전화오픈 런 없던 시절 줄서며 기다릴 때 손안에 동전 주머니만지작 거렸지 편지요 전보요 번지 수 찾아가면웃는 얼굴 마주보며 온기도 나눴는데네모난 기기 안에서 요동치는 글자판 ****************************** 온정 년말 즈음 사랑의 온도계 붉은 기둥어디까지 올리려나 온정과 냉정 사이얼굴없는 온정이 뚜벅이로 오간다올해도 별일 없는 삶일으켜 세운 온정 ********************************** 내 가을은 어쩌면 내 가을은 계절 밖의 철새 떼내 눈에 들어왔다 떠나버린 단풍잎공허함서산 넘는 해에물드는 나를 본다
2025.02.27 -
입춘(立春)-사색의향기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2.03 -
🌳 황 혼 : 이인호 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1.21 -
8월 詩 모음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수도의 역사 그 찬란한 빛으로 미래를 열다(동영상으로 보는 모교의 역사)https://sudogh.sen.hs.kr/dggb/module/board/boardCmmn/selectBoardVidoDetailPopup.do?nttId=23306461 + 8월 / 이해인하늘에 올림 받으신 어머니순교자의 붉은 피 스며 있는 이 땅에서8월의 푸른 하늘 우러러 불러보는어머니의 그 이름은 사랑입니다늘 저희를 앞질러 사랑하시는 어머니께저희도 사랑으로 봉헌합니다뜨겁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우리 겨레, 우리 교회, 우리 이웃,우리 자신들을 살아 있는 기도로 봉헌합니다분열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선보다 악이 꽃을 피워 괴로운 오늘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중심을 잃고끝없이 방황하는 오늘의 세상에서어떻..
2024.07.31 -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옛날의 그 집 / 박경리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십오 년을 살았다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이른 봄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다행이 뜰은 넓어서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정붙이고 살았다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무섭기도 했지만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나를 지탱해주었고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그 세월, 옛날의 그 집그랬지 그랬었지대문 밖에서는늘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모진 세월 가고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의 마..
2024.04.28 -
라일락 꽃잎 / 김춘수
라일락 꽃잎 / 김춘수 한 아이가 나비를 쫓는다. 나비는 잡히지 않고 나비를 쫓는 그 아이의 손이 하늘의 저 투명한 깊이를 헤집고 있다. 아침 햇살이 라일락 꽃잎을 흥건히 적시고 있다. 4월15일 빠른선택툴로 패스만들기-외곽-내부 글자입력하기-선택반전
2024.04.16 -
꽃 앞에 서면 - 김정원-김정숙3
꽃 앞에 서면 - 김정원 항시 오라는 듯 기다리는 듯 아롱거리는 애틋한 미소여 화사한 존엄 은밀한 그 고요 내 마음 높이고 싶은 나의 비원 허물도 연민도 유구무언의 어진 가슴 그윽히 스며오는 위로는 천상의 성소
2024.02.02 -
가을 노래 - 이해인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네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시(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2023.11.10 -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2023.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