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詩 모음

2024. 7. 31. 20:14문학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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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이해인

하늘에 올림 받으신 어머니
순교자의 붉은 피 스며 있는 이 땅에서
8월의 푸른 하늘 우러러 불러보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사랑입니다
늘 저희를 앞질러 사랑하시는 어머니께
저희도 사랑으로 봉헌합니다
뜨겁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우리 겨레, 우리 교회, 우리 이웃,
우리 자신들을 살아 있는 기도로 봉헌합니다

분열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
선보다 악이 꽃을 피워 괴로운 오늘
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중심을 잃고
끝없이 방황하는 오늘의 세상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할 말을 잃은 저희에게
영적인 지혜를 밝혀주시고
타는 목마름을 적셔주소서
마음이 답답하고 쓸쓸할 때
간절한 그리움으로 불러보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평화입니다
거룩한 새 천년의 하늘을 향해
저희도 어머니와 함께 오르게 하소서
절망에서 희망으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오르게 하소서
불신에서 믿음으로
교만에서 겸손으로 오르게 하소서
눈먼 욕심과 죄의 어둠을
순수의 불꽃으로 사르고
날마다 새롭게 변화되면서
지상에서도 이미 하늘나라를 사는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오늘도 회개의 맑은 눈물 흘리라고
목마른 예수께 물 한 잔 드리라고 
조용히 저희를 부르시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푸른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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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게 / 윤보영

반갑다, 8월!
참 많이 기다렸지?
기다린 만큼
더 짙은 시간으로 채워
떠날 때는 아쉬움이 없도록 하자.

너로 인해 들판의 곡식은
단단하게 여물 것이고
사람들 이마에 흐른 땀도
더 보람 있어지겠지.

가까이 다가왔던 하늘은
높아지기 시작할 테고
높아진 만큼
물은 더 멀리 흘러가겠지.

그 빈자리를 우리
보람 있는 시간으로 채우자
8월 너랑 나랑 힘을 합치면
안 되는 게 무엇이며
못 이룰 게 뭐가 있겠니.

12월이 되어
한 해라는 이름으로 올해를 지울 때
내 너를 힘주어 기억하겠다.

애인처럼 내 멋진 8월!
반갑다
무리 없이 와 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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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는 / 최홍윤

봄날에 서늘하게 타던 농심農心이
이제 팔 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된 더위 만나 허우적거리지만,

기찻길 옆엔 선홍빛 옥수수 간이역에
넉넉히 핀 백일홍 모두가
꿈을 이루는 8월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또 한해의 지난날들
앳되게 보이던 저어새의 부리도 검어지는데
홀로 안간힘으로 세월이 멈추겠는가

목 백일홍 꽃이 지고
풀벌레 소리 맑아지면은
여름은 금세 빛바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마는 것

우리가 허겁지겁 사는 동안
오곡백과는 저마다 숨은 자리에서
이슬과 볕, 바람으로 살을 붙이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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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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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 무정 / 백원기

이거 너무하지 않냐 
한 달째 물러서지 않는 폭염 
하늘을 바라보면 
하얀 뭉게구름 떠있지만 
예년처럼 두둥실 떠있지 않고 
억지로 붙잡힌 듯 달아나려 한다 

한바탕 부는 바람에 
밀려갔다 밀려오는 재롱잔치 
바라보는 눈이 예쁘고 
웃는 입이 웃음으로 가득했는데 
올해는 아니야 

정답던 태양은 심술궂게 
큰 거울로 반사해 뜨겁게 비추니 
이 땅의 모든 것들 생기를 잃는데 
숱한 기상전문가도 
다 지나가리라 기다리는 마음 

오가던 발걸음이 멈추니 
전화 소리마저 끊어지고 
거실 티브이만 뜨겁게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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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노래 / 정연복

하루하루 찜통더위와
치열하게 싸우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어느새 7월이 갔다.

태양의 열기
아직은 식을 줄 모르지만

이제 한 달만 더 가면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세월은 바람같이
오고 가는 것

8월이여 내게로 오라
내 곁에 잠시 머물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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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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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dowon323.tistory.com/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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