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산책길에 비비추 & 맥문동

메 아 리 2023. 8. 17. 11:34

여름이 간다      /박희자

 

불을 지핀다

바람 지나갈 틈 없이

두꺼운 구름 속에서

 

솟는 수증기가

안개비처럼 땅을 건너고

땀방울은 굵은 소나기처럼

후드득후드득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밤낮 없이

줄곧 목청 돋우는

매미에게는 매달림의 짧은 계절

 

해 지고

깊은 어둠 속

별이 뜨거움에 몸살이다

 

모두가 계절을 당기기 위한

각각의 몫만큼

순리에 응해 가는 시간

 

도시를 둘러싼 뜨거움이

콘크리트 껌딱지를 녹인다

 

차오르면 기울 듯

바람 이름도

곧 바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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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자    /나태주

찰랑 찰랑 여름 여자

어디를 가나요?

물고기 노는 데 가요

바람 노는 데 가요

나무들한테 가요

씨스룩 검정색 통치마

분홍색 얇은 블라우스

걸치고 가요

찰랑 찰랑 여름 여자

잘 갔다 오세요

기다릴께요.

 

 

출처 : https://blog.naver.com/hao717/223139779163